마음의 풍경을 따라 / Following the Landscapes of the Heart

마음속 풍경을 색으로 담아내듯, 글로 그려나가는 나의 이야기. 지나온 시간 속 기억의 조각들을 글로 엮어, 마음속 여행을 이어갑니다.

나의글

마음을 떠나지않는 오래된 기억의 조각 / Fragments of Old Memories That Never Leave the Heart

많은 삶의 기억들이 차곡차곡 쌓여온 인생의 한켠에서, 유독 40여 년 전 어린 시절의 그날들은 이상할 만큼 천천히 흘러, 마치 영원히 머물 듯 가슴속에 내려앉았다. 많지 않았지만 결코 심심하지 않았던 날들. 외식은 흔치 않았지만, 그렇다고 집 밥 외에 특별히 먹고 싶은 것도 없었다. 외식을 한다 해도 동네에는 중국집이나 설렁탕을 파는 기사식당 정도가 전부였다.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지금에 비하면 물가는 한참 쌌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짜장면을 아무 때나 사 먹을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짜장면조차 특별한 날에만 맛볼 수 있었고, 아이들의 군것질거리라야 노상에서 팔던 값싼 불량식품이나 구멍가게에서 파는 과자, 아이스크림이 전부였다. 그런 시절, 우리 집 앞 삼거리에 작은 분..

Essay 2025.08.19 0

그리움은 아픔이 아니다 / The Soft Ache of Remembering

잊힌 기억, 남은 마음 아침부터 딸래미의 얼굴이 밝지 않았다.올해 대학에 들어가 기숙사에서 지내다 어제 처음 집에 돌아왔는데, 뭔가 속상한 일이 있는 듯했다. 조심스레 물어보니, 고등학교 친구의 인스타그램 포스트를 보고 마음이 복잡해졌다고 했다. 다른 큰 걱정거리가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고등학교 동창의 SNS 글 하나에 마음이 이렇게 흔들리는 것을 보고, 놀랍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학교를 졸업하고 정말 친한 친구가 아니라면 평생 소식을 모르고 지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세대는 다르다. 디지털 플랫폼 속에서 늘 연결되어 있으며, 그 끊임없는 연결이 관계와 정체성, 일상까지도 만들어간다. 요즘 아이들은 그렇게 한순간도 떨어지지 못하는 관계의 그물 속에서 살아간다..

Essay 2025.10.07 0

My First Photo Story

삶의 갈림길과 선택눈앞에 펼쳐진 두 갈래 길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합니다. 내 삶에서 나는 어떤 선택들을 해왔던가 하고요.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들이었겠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내게 진정한 선택의 기회가 있었던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돌아보면, 선택의 순간마다 나는 이미 내가 무엇을 선택할지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Crossroads and Choices in LifeAs I gaze at the two paths unfolding before me, a thought crosses my mind: What choices have I made throughout my life? They must have been decisions I reached after much deliberation. Yet,..

Photo 2025.05.08 0

My Second Photo Story

사라진 순간의 자리에서 10년도 더 된, 멕시코 로스 카보스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있다. 당시엔 “예쁘다”며 즐거워했을 테고, 그날의 너는 분명 웃고 있었겠지. 그 미소를 떠올리기만 해도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하지만 이번 여름, 대학 기숙사로 떠날 너를 생각하니, 이 아름다운 사진 한 장이 왜 이렇게 가슴을 아리게 하는지 모르겠다. 무엇이 그리운 건지, 무엇이 아련한 건지,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조용히 가슴속을 지나간다. 세월이 흐르면 감정도, 생각도, 이해도 변하는구나. 고등학생 시절 읽었던 책 한 권, 들었던 음악 한 곡도 나이를 먹고 다시 마주하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듯이. 오늘, 이 오래된 사진 한 장을 바라보다 문득 나 자신에게 묻게 된다. “그땐 알았을까, 오늘을?” ..

Photo 2025.06.21 4

My Third Photo Story

건너야 했던 다리, 반포대교 한국에 수많은 한강 다리가 있지만, 반포대교와 그 아래 잠수교는 내게 유난히 특별하다. 가장 많이 건너다닌 다리였고, 걸어서도 여러 번 지나갔던 곳이다. 특히 잠수교는 장마철이면 자주 물에 잠기곤 했는데, 어릴 적 나는 그것에 그리 신이 났었다. 나중에 다리 중간이 아치형으로 재건설되어 유람선이 지나갈 수 있게 되었을 때, 그 모습이 얼마나 신기했던지. 이 다리는 내가 어릴 적 살던 동네 근방에 있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다리는 내 마음 한켠에 '꼭 건너야만 하는' 목숨이 달린 다리로 각인되어 있었다. 어머니는 딸 다섯 중 셋째로 태어나셨다. 외할아버지는 합천 (함안)의 경찰서장이셨고, 6·25 전쟁 전의 그 지역은 밤이면 공비가 활개치는 위험한 곳이었다. 어머니는..

Photo 2025.07.07 7

최신글

more

마음이 바뀌던 시간 / A Time When My Heart Began to Change

마음이 바뀌던 시간 아무 걱정이 없는, 그래서 조금 무료한 것 같은 나날이 이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가슴 한구석에서는 이상하게도 작은 불안이 느껴지곤 한다. 그 평온함이 오래 가지 않을 것 같은 묘한 예감이다. 그리고 결국,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안 좋은 일은 혼자 오지 않았다. 연달아 찾아왔고, 가슴속에 불안과 걱정, 근심이 머물며 일상 속에서도 마음 한구석에 걸린 듯, 자꾸 한숨을 쉬게 했다. 우리 아내는 선천적으로 선한 사람이다. 늘 사람을 돕고, 자기 일에 보람을 느끼며 살아온 사람이다. 그런 사람에게, 누군가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을 사람들이 오히려 반대로 이야기했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Essay 2026.04.01 0

O’Neill Park Walk: A Gentle One-Hour Journey Through Light, Sky & Quiet Trails

☀️ A slow walk beneath shifting light and open skyAfter the first OC Discovery story — A Peaceful Afternoon at River Street Marketplace, San Juan Capistrano — I wanted to share something quieter, slower, and closer to home. This time, we step into O’Neill Regional Park for a casual 1.5-hour loop, perfect for an afternoon wander or a light aerobic walk.The route begins along El Camino Montana in ..

OC Discovery Series 2025.11.28 0